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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리한 이론에서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정신 분석의 세계 및 자기 방어 기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이론이 상당히 많지만 그중 제외할 수 없는 것이 '무의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의식]
무의식은 본인의 행동에 대한 자각 없이 저절로 행동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프로이트는 무의식이 우리 인간의 억압된 욕망, 기억, 본능을 담고 있다고 믿었기에 그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중화시켰다. 정신분석학 측면에서 무의식적 작용은 꿈이나 농담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분석심리학에서 무의식은 마음속의 의식이 아닌 영역으로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두뇌의 활동으로 자동으로 발생 또는 작동할 수 있는 정신적 작용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의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무의식에 대한 이해 역시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 의식은 보통 주관적으로 파악되어 온 객관적인 규정이나 정량적 파악이 애매한 개념이다. 이 때문에 심리학에서조차 마음, 영혼, 의식 등은 과학적으로 정의될 수 없다 하며, 오히려 자극 및 반응 등 행동주의 심리학이 출현하기도 했다. 철학의 분야에서는 의식이란 나 자신, 자아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의식의 기반하에 이루어지기에 의식의 존재는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프로이트가 주장한 정신분석학 측면에서 사람의 의식은 무의식에 의해 지배당하는 삶으로서 무의식을 영역화하여 보다 주도적인 삶을 살고 무의식을 컨트롤하자는 취지이다. 이렇듯 정신분석학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의식 구조 및 행동 방식을 연구하는 심리학과는 다르게 무의식을 가정하여 주장하고 있다. 의식의 세계에서 인지할 수는 없지만 무의식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고 인간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내원과 구조에 대하여 연구한 것이다.
이러한 무의식을 근거로 둔 정신분석은 우리 인간관계에서도 유의미하며, 신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시도를 하는 등 무의식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넓은 의미에서 무의식의 존재는 의식이라는 메커니즘이 진화하기 전부터 우리 생명체에게 내제하여 있다고 보기 때문에 무의식의 존재 자체는 경험적, 과학적으로 입증된다. 특정 상황에서 위화감을 느끼는 것, 위급 상황 시 반사적인 행동, 우리가 숨을 쉬는 기본적인 호흡 활동 등이 넓은 의미에서 보는 무의식의 작용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좁은 의미의 무의식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무의식과 의식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애초에 무의식의 정의 자체가 의식되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의식을 정의하고자 하는 순간 결국 의식하게 되는 것이니 이런 좁은 의미에서 무의식은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듯 무의식은 의식에 비해서 인간이 인식하지는 않는 영역이지만 실제론 원하거나 추구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속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되기는 어렵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무의식이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억압하거나 억제하면 우리 인간에게 정신 질환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의식]
전의식은 프로이트의 무의식을 논할 때 함께 등장하는 정신분석학에서 유래하는 개념이다. 정신분석학에서 논하는 세 가지 영역 중 하나로 무의식의 영역에 더 가깝다고 보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중간 지대 역할이 전의식이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억해 내고자 노력하여 저장되어 있는 영역이다. 무의식은 의식의 영역으로 직접 이동이 불가능하나,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의식이다. 전의식은 운동성이 있어 무의식과 의식사이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는 기억들은 의식의 장에서 자연히 밀려나게 되고, 이는 전의식으로 이동하다 시간이 더 지나면 더 깊은 내면인 무의식 속으로 잠재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무의식적인 내용 역시 먼저 전의식을 거친 이후 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즉, 무의식의 내용은 전의식이라는 검열을 통해 의지한 채 의식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본다.
무의식은 억압 또는 억제된 상태로 보는 상태인데 전의식은 무의식처럼 계속 억압만 되어 있는 상태로 보지는 않고 일시적으로 억압된 상태로 아직 온전히 의식의 영역이라 보기는 어려운 존재이다. 어떤 자극으로 인해 충분히 의식의 수면으로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정신 영역을 말한다. 따라서 잠시 무의식적인 상태에 있는 것이지 사실상 의식처럼 합리적 사고의 영역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잊고 있었던, 그리고 경험해 보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생각지 못한 외부 자극이나 무언가의 계기로 인해 기억이 되살아나 갑자기 생각이 떠오르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하기는 어려우나 확실히 전에도 느껴봤던 무언가 익숙함을 느끼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거의 기억이나 지식 등이 불현듯 의식의 흐름 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누구나 겪는 현상이다. 이러한 중간 다리의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 전의식이다.
[자유 연상과 꿈의 해석]
프로이트가 환자들의 정신 질환 관련 치료(예를 들어 신경증 치료)를 위해 최초 최면술에 관심을 가지고 치료하였으나 최면술은 틀리기 쉽다는 단점과 함께 환자가 의식이 있는 경우라면 중대한 기억에 대해서는 충분히 회복하여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달아 최면술 치료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 후 대화 치료의 방법으로 알려진 자유 연상과 꿈의 해석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하게 되었다.
그는 최면보다는 자유연상기법을 통해 환자가 떠오르는 무엇이든 말하여 치료하려고 노력하였다. 기억해 내려는 환자 입장에서는 저 안 깊숙이 억압되어 있던 작은 기억의 조각이 되살아나는 과정에 고통스러움을 느끼지만 자연스럽게 의식의 영역으로 올라올 수 있어 정신 치료 목적에 있어서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치료 방법의 한 가지로 여전히 정신에 관한 연구에서는 자유 연상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프로이트는 꿈은 억압된 욕망과 해결되지 않은 갈등의 표출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무의식의 세계를 전반적으로 잘 보여주는 요소라고 보았다. 우리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수단으로서 보았으며, 꿈속에 숨겨진 의미를 밝혀내어 복잡한 정신의 세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꿈을 무의식으로 가는 왕도로 보았던 그는 마침내 1899년 《꿈의 해석》이라는 정신분석학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그는 자유 연상 기법 및 꿈 해석과 같은 연구를 통해 인간 마음의 숨겨진 부분에 대해 심오한 고찰을 하였고 개인마다 억압되어 있는 요소를 직면하여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개발시켜 왔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이론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판을 받기도 하며 도전을 받아와 개선되었으나 자기 방어 기제, 무의식 등의 개념은 현대 정신분석학의 초석으로 남아 있으며 심리 및 정신 치료에 있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 내면의 복잡한 상관관계에 대해 후대에 고심할 만한 통찰력을 제공한 프로이트의 이론은 앞으로도 계속 연구할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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