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 문제의 유형 - 조현병(정신분열증)

 

 

[정신분열증의 정의 및 유래]

 

정신분열증은 복잡하고 심각한 정신 건강 장애 중 하나로 사람의 언어, 행동, 생각 등 개인의 현실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며 종종 현실과의 괴리감을 증폭시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뇌가 현실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신경 발달 장애의 한 종류로 정신분열증을 가진 개인은 망상, 환각, 무질서한 사고 및 행동과 같은 인지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개인의 일상생활 기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인간관계, 사회생활, 정신 건강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분열증은 성격 장애가 아닌 사고 장애이며, 사고 패턴, 지각, 감정 조절의 장애를 특징으로 한다. 정신분열증은 가장 많이 연구된 정신 건강 상태 중 하나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원인,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불분명하여 오해의 소지를 갖고 있다. 원인,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및 주변인들에게 보다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둘러싼 사회적 낙인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인간 심리에 관한 유사한 증후군들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는데 정신분열증이 처음 개념화된 것은 유럽 정신의학을 최초 연구하기 시작한 19세기로 볼 수 있다. 이후 독일 정신과 협회 회의에서 처음으로 그리스어 schizo(분열을 의미)와 phren(마음을 의미)에서 명칭을 고안하여 '마음의 파편화'를 의미하는 증상으로 쓰였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정신분열증은 성격 장애가 아니기 때문에 분열된 성격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여야 한다. '마음의 파편화'의 정확한 의미는 개인이 명확하고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현실과의 괴리 및 단절을 의미한다.

 

우리 한국에서는 정신분열증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상의 문제로 인해 대한정신분열병학회 및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정신분열병 병명개정위원회'를 구성하여, 2011년 '조현병'으로 개정이 확정되었다. 조현이란 현악기의 줄을 조절한다는 뜻으로 현악기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는 것처럼 뇌의 신경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정신적인 혼란을 겪는 상태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조현병의 다양한 원인과 위험 요인]

 

조현병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신경생물학적 요인으로 발생하며, 이와 더불어 유전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본다. 부가적으로 가정 폭력 및 학대, 외부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1. 신경생물학적 요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균형 이상, 대뇌의 구조 및 기능 이상과 같은 문제로 인해 발병한다고 본다.

도파민은 인간의 사고, 기분,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로서 특정 뇌 영역에서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환각과 망상과 같은 조현병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뇌 구조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전두엽을 포함한 특정 영역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불균형적인 뇌 변화에 따라 인지 문제와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고 본다.

2. 유전적 요인

부모 또는 형제자매가 정신분열증이 있는 경우 그 후대에 정신분열증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모 중 한 명이 조현병인 경우 조현병 발생률은 약 10%지만, 부모 둘 다 조현병인 경우 50%에 육박한다. 그러나 조현병이 있는 환자의 가족들을 연구했을 시 대부분 가족력은 없었다. 이는 유전적 요인 한 가지로만 이 질환을 발생시킨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3. 환경적 요인

 

임신 중 산모가 바이러스를 걸리거나 영양실조, 스트레스 등에 노출되면 태아의 조현병의 위험률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유년기에 학대 및 방치와 같은 역경들, 청소년기 및 20대 초반 때 대마초 및 환각제와 같은 약물 복용도 조현병 발생 위험을 발병시키는 데 취약하다. 

 

[조현병의 증상]

 

조현병은 대인 기피증, 타인에 대한 무관심, 기이한 행동 등 비이성적인 행동과 사고를 갖고 있기에 정상적인 사회활동 및 가족관계를 가지는 데 어려움을 가진다. 조현병의 증상은 크게 양성증상, 음성증상, 인지증상으로 세 가지 양상이 있다.

1. 양성증상

양성증상은 일반적으로 정신이 건강한 개인에게는 존재하지 않고 환자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대표적으로 환각, 망상, 무질서한 사고 및 행동 등이 있다. 

 

- 환각 : 환각은 보이는 것처럼 느끼지만 현실적으론 존재하지 않는 감각을 느끼는 것이다. 조현병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눈에 띄게 겪는 환각은 청각적 환각(환청)으로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고 극심한 불안감을 가지는 것이 예이다.

 

- 망상 : 기본적으로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잘못된 생각이나 신념을 굳게 믿는 것으로 본인에게 특별한 힘이나 능력이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 무질서한 사고 및 행동 :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은 본인 생각을 정리하고 일관되게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가지며, 자세 및 움직임 역시 기이하게 행동하는 등 일상적인 행동에 있어서 정상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2. 음성증상

 

음성증상은 일반인에게는 존재하지만 조현병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해당 기능이 저하되거나 상실된 것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은 미묘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양성증상에 비해 비교적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무논리증(Alogia)이라는 자발적인 언어 출력의 제한이 있는데, 조현병 환자는 짧고 단음절로 대답하는 등 언어적 빈곤을 겪게 된다. 또한, 무욕증(Anhedonia)과 같이 한때는 즐거웠던 활동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감소하여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있다. 이로 따라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하지 못하며 더욱 사회적으로 고립된다는 문제가 있다.

3. 인지증상

인지 증상은 집중력 및 주의력이 저하되는 문제와 새로운 정보 학습 및 습득의 부족함 등이 포함된다. 기억력 또한 좋지 못하여 방금 접한 정보를 기억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실행 능력 및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 상당한 미흡함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문제들은 두드러지게 띄지는 않지만 결국 조현병 환자의 작업 우선순위 지정이나 시간 관리, 의사 결정 기능 등이 감퇴하여 사회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정상적으로 생활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을 가지게 된다.

 

[조현병 치료 방법]

조현병은 생물학적, 사회심리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관여하고 있기에 완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도록 여러 방면에서 도와줘야 한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예방하며 전반적으로 부족한 기능들을 개선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약물치료와 함께 사회심리적 재활치료를 함께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현병의 약물 치료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항정신병제제인 아라피프라졸이다. 이 약물의 작용 원리는 도파민이 고도하게 분비된 상태라면 도파민의 농도를 낮춰주며, 도파민 분비량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도파민 효능제로 작용하기도 하여 조현병의 양성증상과 음성증상을 동시에 개선해 주는 내약성이 우수한 약물이다.

 

사회심리적 재활치료는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직업적으로 훈련을 시키는 치료이다. 통상 학업 및 직업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20대 초반에 증상이 발병하기 때문에 취업에 필요한 기술 및 실력을 쌓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직장에서 의사소통 기술 훈련, 근로 교육 및 상담 등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직업적으로의 활동 가능성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이다.